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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이 되어 다시 만난 토이스토리 5 친구들

빠르크의3분강좌 2026.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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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스토리5, '쓸모없음'에 대하여

30년 전 처음 만난 토이스토리, 이제는 아이를 데리고 같이 보게 되었습니다.

극장에서 토이스토리5를 아이들과 함께 보고 왔습니다.

어렸을 적 봤던 그 장난감 친구들을,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 다시 만났습니다.

30년이라는 시간 동안 잠시 잊고 지냈던 친구들을 다시 만나 그 시절을 돌아볼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우디는 왜 보니의 집 밖에 살고 있을까

저는 사실 4편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우디가 왜 보니의 집 밖에서 살고 있는지 처음엔 의아했습니다.

빈자리를 채워보자면 이렇습니다.

4편(2019)에서 우디는 보니의 방을 떠나는 결정을 합니다.

로드트립 중에 오래전 헤어졌던 보핍을 다시 만나면서입니다.

보핍은 그 사이 주인 없이 세상을 떠도는 '잃어버린 장난감(lost toy)'으로 자유롭게 살고 있었습니다.

영화 끝에서 우디는 보니의 차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보핍 곁에 남아, 주인을 잃은 다른 장난감들이 아이를 찾도록 돕는 새로운 쓸모를 택합니다.

그래서 5편의 우디가 집 '밖'에 있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4편 자체가 이미 묻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더는 날 찾지 않을 때, 장난감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5편의 '쓸모없음'이라는 질문은 거기서 곧장 이어집니다.

우디의 자리를 제시가 물려받았습니다

이번 편에서 그동안 장난감 친구들의 중심이었던 우디의 역할을, 제시가 맡았습니다.

영화에는 요즘 세태가 짙게 반영되어 있습니다.

휴대폰과 태블릿에 빠져 관계를 맺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는 시대.

보니라는 아이도 친구에게 다가가는 것을 어려워하고, 그 과정에서 상처받아 눈물 흘립니다.

장난감 친구들은 보니를 돕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눈에 보이지 않는 수고를 쏟아도, 결국 선택의 용기를 내는 건 보니 자신입니다.

장난감들은 그 마지막 몫까지 대신 해주지 않고, 기다려줍니다.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 — '쓸모없음 useless'

초반부의 갈등은 분명합니다.

오래된 장난감을 대표하는 제시와 친구들, 그리고 최신 전자기기 친구 릴리패드.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구도가 바뀝니다.

조금 오래되어 서랍에 잠들어 있던 구형 전자기기 친구들과 제시가 협력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영화는 하나의 질문을 던집니다.

바로 '쓸모없음(useless)' 입니다.

장난감의 쓰임은 아이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고, 버즈가 말합니다.

그렇다면 아이를 더는 행복하게 하지 못하면, 모두 쓸모없는 것일까요.

제시는 이렇게 답합니다.

아이가 어른이 되는 시점은 정할 수 없지만, 그 과정을 도왔다면 그것만으로 쓸모가 있다고.

잠시 시절인연이었던 그 만남들이, 의미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부모의 모습이 곧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제가 부모라서 그런지, 영화 속 부모들의 모습이 오래 남았습니다.

자녀의 어려움 앞에서 도움을 주려 하고, 기다려주고, 들어주려는 모습.

때로는 갑작스러운 감정의 변화에도 비난하지 않고 참고 존중해주는 모습.

매일 혼자 장난감을 가지고 상상의 날개를 펼치는 보니를, 그저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

그 모습이 어쩌면 아이가 성장할 수 있었던 좋은 토양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보고 나니, '쓸모없음'이라는 질문과 부모의 모습은 결국 하나의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좋은 장난감은 아이가 자라서 더는 자기를 필요로 하지 않게 되는 순간을 향해 일합니다.

자신의 쓸모가 사라지는 방향으로 최선을 다하는 셈입니다.

부모도 똑같습니다.

자녀가 혼자 설 수 있도록, 결국 나를 덜 필요로 하도록 키웁니다.

부모로서 가장 잘 해낸 순간이, 곧 가장 덜 필요해지는 순간이라는 조금 쓸쓸한 역설.

사랑의 척도는 '내가 끝까지 곁에 남았는가'가 아니라, '그 아이가 자라도록 도왔는가'였습니다.

머리 벗겨진 우디, 그대로인 플라스틱 친구들

극 중 우디는 머리가 벗겨지고 배 나온 아저씨라고 놀림받습니다.

하지만 플라스틱 친구들은 늘 언제나 그대로입니다.

장난감이 변하지 않는다는 건, 우리가 그들을 처음 만났던 그 시절을 통째로 보관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변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변했는지를 비춰주는 거울이 됩니다.

30년 만에 다시 만난 친구들이 반가우면서도 어딘가 아릿했던 이유가, 아마 거기 있을 것입니다.

토이스토리 시리즈의 추격신과 모험신은 언제 봐도 스피디하고 박진감이 넘칩니다.

그 속도감 위에 이런 질문들을 가만히 얹어두는 것이, 픽사의 솜씨겠지요.

어렸을 적 토이스토리를 기억하시는 분들에게도, 아직 못 보신 분이라면 한 번 챙겨보셔도 좋겠습니다.

여러 생각이 들게 하는 좋은 애니메이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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